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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천천히 사는 땅이니 서두르지 말라, 기다리면 차례는 온다"

입력 2022년 07월 07일(목) 09:16 수정 2022년 07월 11일(월) 16:44
해마다 50만 명 이상 방문객이 다녀가는 담양의 대표 명소인 죽녹원은 울창한 대나무숲으로 이뤄져 관광객들의 힐링 명소이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광주에서 대구까지 미리 달려본 달빛내륙철도]⑩담양역 <하> 국내 최대 대나무 숲 죽녹원

◆바람 불면 사각거리는 소리가 일품

담양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대나무다. 담양은 예로부터 죽향(竹鄕)이라고 불렸다. 대나무가 자라기 좋은 기후와 토질 때문에 튼실한 담양 특유 대나무가 잘자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죽향 특색을 잘나타내 주는 대나무 정원이 죽녹원이다. 지난 2003년 5월 개원한 죽녹원은 성인산 일대에 조성한 대나무로 만든 정원이다. 규모는 약 16만㎡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총 2.2㎞,길이의 철학자길·운수대통길·죽마고우길 등 8가지 주제길로 구성돼 있다.

해마다 50만 명 이상 방문객이 다녀가는 담양의 대표 명소인 죽녹원은 울창한 대나무숲으로 이뤄져 관광객들의 힐링 명소이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죽녹원 입구는 돌계단을 하나씩 밟고 오르도록 돼 있다. 죽녹원 안에는 대나무 이슬 먹고 자란다는 죽로차가 자생하고 있고 여름 죽녹원은 죽림욕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대나무 음이온으로 즐긴다는 죽림욕은 오직 이곳 죽녹원에서만 가능한 여름 호사다. 죽녹원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대나무 숲의 일렁거림은 또다른 볼거리다. 수령 300년 이상 고목들이 즐비한 관방제길과 담양 명소 메타세쿼이아 길의 시원한 자태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관망대 조망은 덤이다.

죽녹원을 걷다 보면 곳곳에 '영화 촬영지'라는 표시판이 붙어 있다. 맹종죽 위에서 펼쳐진 영화 '와호장룡'의 결투 장면은 영화 애호가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명장면으로 꼽힌다. 맹종죽은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대나무 중 통이 제일 큰 것이라고 한다. 대나무 아이스크림, 대통밥, 댓잎술 등 대나무 음식맛도 볼수 있다.

대나무 숲은 사시사철 모습을 달리 한다. 바람이 불면 사걱거리는 소리가 일품이다. 여름 햇살이 대나무 숲사이로 부서지면 눈부심과 시원함에 저절로 탄성이 나온다. 햇살에 비친 석양 대나무숲도 장관이고 밤에 보는 대나무 숲은 또다른 모습으로 변신한다. 죽녹원은 이런 야경을 위해 야간 조명등도 설치 해놓았다. 밤에 보는 죽녹원은 또다른 별천지다. 생태 전시관과 인공폭포, 생태 연못을 도는 재미도 쏠쏠하다. 대나무에 대해서 더 알고 싶으면 국내 유일의 대나무 박물관을 방문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1981년 문을 연 죽박물관을 2015년 세계 대나무 축제를 계기로 2003년 보수해 '한국 대나무 박물관'으로 재개장 했다. 전세계 대나무를 한곳에 모아 전시하고 있고 전통장인들과 함께 죽제품 체험도 가능하다.


◆인조 때 조림, 200년 지난 철종 때 완성

우리 조상들은 예부터 산비탈이나 수변, 또는 평야 지대에 임야구역을 설치하고 심은 나무들을 특별히 보호해왔다. 이런 특별한 임야구역을 임수라 해서 귀하게 여겼다. 임수는 그 쓰임새에 따라 종교, 교육, 풍치, 보안, 농업용 등으로 다양하게 관리 돼왔다. 이런 임수 중 담양 관방제림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보존된 대표적인 곳이다. 담양 관방제림은 수해 방지용으로 조성됐다. 300년을 넘게 큰 아름드리 나무들이 저마다 모양새를 뽐내고 있는 장관을 연출한다.

메타세쿼이아 길은 사계절 관광지다. 봄에는 연녹색 새싹이 돋아나고 여름에는 울창한 녹색 터널을 만든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과 함께 조성된 메타프로방스는 죽녹원과 메타세쿼이아 길을 찾아온 가족 관광객들이 당일 떠나지 않고 담양에서 하루 더 묵을 수 있도록 조성된 유럽풍의 관광단지로 변신했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조선 인조때인 1648년부터 조림을 시작해 철종때인 1854년에야 현재 제방 모습이 완성됐다. 관방제림 나무는 대부분 낙엽성 활엽수들이다. 나무종류를 보면 푸조나무, 개서어 나무, 은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벚나무, 은단풍나무 등 수종이 다양하다. 담양군은 나무 하나 하나에 번호를 부쳐 지극 정성으로 관리중이다. 사시사철 모습을 달리하는 담양관방제림은 오랜 고목이 강을 끼고 길게 늘어서 있어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사실 관방제림이 아름답기로는 가을이다. 관방제림의 단풍이 붉게 늘어서는 장관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담양 관방제림은 '2005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다리를 건너면 왼쪽이 죽녹원이고 담양천변길이 관방제다. 영산강 시원인 담양천을 끼고 있어 여름철 수변 관광으로 품격을 더한다. 기왕 관방제림를 찾았으면 다리 건너 왁자지껄 국수잔치에도 동참해 볼일이다.


◆20m 가로수 큰 키에 압도 '황홀경'

관방제림이 우리 고유 숲이라면 메타세쿼이아 길은 전형적인 서양풍 숲이다. 관방제림 끄트머리쯤에 전혀 다른 모습의 숲이 펼쳐져 눈을 휘둥그레 하게 만든다. 우선 나무들의 큰 키에 압도된다. 명품 메타세쿼이아 길은 1972년 어려운 재정형편에도 숲을 만들겠다는 담양 군민의 갸륵한 정성으로 비롯됐다.

메타세쿼이아 길은 사계절 관광지다. 봄에는 연녹색 새싹이 돋아나고 여름에는 울창한 녹색 터널을 만든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과 함께 조성된 메타프로방스는 죽녹원과 메타세쿼이아 길을 찾아온 가족 관광객들이 당일 떠나지 않고 담양에서 하루 더 묵을 수 있도록 조성된 유럽풍의 관광단지로 변신했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국도 24호선 담양군청에서 금성면 원율 삼거리 5㎞ 구간에 메타세쿼이아를 심기 시작 하면서 비롯됐다. 그때부터 심기 시작한 메타세쿼이아 한그루 한그루가 모여 담양군 각 면으로 퍼져 전국에서 제일가는 명품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이 탄생된 것이다. 담양군민이 힙을 합친 집념의 산물이 전국 제1의 명품 가로수 길을 만든 담양군민은 숲가꾸는데는 뭔가 특별함이 있다. 오늘날 담양 메타세쿼이아 길은 꿈의 드라이브 코스로 정평나있다. 실제 차를 타고 메타세쿼이아 동굴을 통과하다 보면 국도변 10~20m크기의 메타세쿼이아가 굴을 만들어 황홀경을 자아낸다. 이런 나무숲을 우리나라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다.

메타세쿼이아 길은 사계절 관광지다. 봄에는 연녹색 새싹이 돋아나고 여름에는 울창한 녹색 터널을 만든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과 함께 조성된 메타프로방스는 죽녹원과 메타세쿼이아 길을 찾아온 가족 관광객들이 당일 떠나지 않고 담양에서 하루 더 묵을 수 있도록 조성된 유럽풍의 관광단지로 변신했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담양 메타세쿼이아 길은 영화에서도 많이 등장한다. 신록의 메타세쿼이아 길은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라는 연인들의 길로 알려져 있다. 한 때 고속도로 개발로 메타세쿼이아 길이 훼손될 위기에 처하자 전 담양 군민이 들고 일어나 도로를 비켜가게 한 일화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좋은 것은 매번 쉽게 지켜지지 않는다. 관방제림의 전통이 메타세쿼이아길로 이어진 나무숲길은 담양민의 숲사랑 DNA가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님을 보여 준다.


◆개울을 따라 길게 늘어선 정겨운 돌담

담양군 창평면은 2002년 7월 아시아 지역 최초로 슬로시티로 지정 받았다. 슬로시티는 문자 그대로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생활 혁명이다. 급격한 도시화로 잃어버린 인간 본연의 모습을 천천히 들여다보자는 의미다. 인간성 회복운동인 셈이다.

해마다 50만 명 이상 방문객이 다녀가는 담양의 대표 명소인 죽녹원은 울창한 대나무숲으로 이뤄져 관광객들의 힐링 명소이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담양군은 일찍이 슬로시티에 눈을 떴다. 처음 창평면 지정을 시작으로 2019년 담양군 전 지역이 국제슬로시티연맹으로부터 슬로시티로 지정 받았다. 창평면 삼지내 마을은 우리나라 슬로시티의 효시격이다. 평범한 시골마을 삼지내가 알려진 것은 2007년 신안 증도, 완도 청산도와 함께 슬로시티로 지정되면서부터다.

이곳에 들어서면 마음부터 차분해진다. 마을은 시간조차 비껴간 듯 옛 모습 그대로다. 느리디 느린 시간속에 낡고 오래된 것들이 아련한 향수를 자극한다.

삼지내 마을은 세 갈래 실개천이 만난다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그래서 그런지 세갈레 마을 도랑물이 너무나 깨끗하다. 예전에는 식수로도 사용됐다고 한다. 삼지내 마을 고샅을 조금 더 들어가면 여느 마을과 조금 색다른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개울을 따라 길게 늘어선 정겨운 돌담들이다. 돌담은 전혀 모나지 않고 제 나름의 역할을 한다. 길이가 3.6㎞ 정도니 천천히 걸으면 한 시간 정도 걸린다. 어느 돌담은 쌓은 지 300년도 넘은 것이라니 천천히 눈에 담을 일이다.

삼지내 마을 초입에는 '창평현청'이 떡하니 버티고 섰다. 면사무소 건물이다. 건물옆에는 주민들과 관광객을 위한 정원이 소담하게 꾸며져 있다. 개구멍같은 뒷문을 통과하면 곧바로 마을로 이어진다. 이곳은 대대로 장흥고씨의 집성촌이었다. 오래전 고씨들의 고택 15채가 자연 그대로 보존돼 내려온다. 창평 삼지내 슬로시티는 건물만 옛것이 아니다. 전통을 고집하는 삼지내 마을의 삶이 있어 소중하다.

해마다 50만 명 이상 방문객이 다녀가는 담양의 대표 명소인 죽녹원은 울창한 대나무숲으로 이뤄져 관광객들의 힐링 명소이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그중에도 창평은 예로부터 엿가락이 유명했다. 창평엿 하면 전라도 엿가락으로 첫째로 쳐주었다. 고집스럽게 예전 방식을 고수하는 장인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냄새부터 달콤하게 마을을 달군다. 창평 푸드 쌀엿이다.

삼지내에 왔으면 혹시 창평 5일장이 열리나 살펴야 한다. 한때 멀리 보성과 광주에서도 상인들이 몰려들었다는 큰 장이다. 창평 명물 장터 국밥도 맛볼 수 있다. 창평 국밥은 장날이면 줄 서서 먹는다. 그러나 천천히 사는 땅이니 서두를 것 없다. 기다리면 차례는 온다.

나윤수 객원기자 nys2510857@mdilbo.com